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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written letter

지나간 빛은 사진이 되었고, 남겨진 마음은 글이 되었습니다.
The light became photographs. What lingered became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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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June 4, 2025  

Love and Hate:
My Story with Photography

《사진이라는 오래된 연인에 대하여》 열정이 너무 크면 무언가를 시작하기는 쉬운데, 그걸 오래 이어가는 건 참 어렵다. 나에게 사진이 그랬다. 18살, 처음 사진을 접했을 때 나는 ‘이걸로 무언가를 해내야지’ 같은 생각은 없었다. 그저 미술 시간에 무언가를 만들어야 했고, 끈기가 없던 나는 결과가 빨리 나오는 사진을 선택했다. 즉각적인 결과. 사진의 그런 성질은 나와 잘 맞았다. 시작이 쉬우니 자주 찍게 되었고,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다. 그렇게 별 뜻 없이 시작한 사진이 지금 내 30대 후반까지 이어져 왔다. 불타듯 열정에 사로잡혔던 날들, 예술병처럼 스스로를 과대평가했던 시기, 사진으로 성공해서 내가 원하는 자리에 서겠다는 욕망, 인생의 벽 앞에서 움츠러들며 사진을 붙잡았던 순간들. 그렇게 버티고 달려오다 보니 내 앞을 먼저 걷고 있는 사람들, 나보다 멀리 있는 그들의 모습이 어느 순간 내가 닿고 싶은 상징이 되었다. 복수처럼, 증명처럼. 그들을 향한 날카로운 감정이 나를 움직이게 했고, 어쨌든 이렇게 오늘까지 왔다. 지금 사진은, 놓을 수도 없고, 붙잡을 수도 없는 그런 뜨거운 감자 같다. 나는 상업사진을 해본 적은 없으니 그쪽은 잘 모르겠고,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예술로서의 사진에 대해서다. 나는 원래 책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순수미술을 공부하면서 소쉬르와 바르트 같은 철학자들에게 빠지게 되었다.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사회적 언어, 사회적 신화라는 개념이 흥미로웠고, 여러 책을 읽으며 그 세계로 들어갔다. 너무 재미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지적 허영에 빠져 있었다. 사람들이 나를 똑똑하다고 봐주는 것, 그걸 즐기고 있었던 거다. 언젠가부터 내 작업은 소쉬르의 말과 사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커졌다. 지금 보면, 그건 그저 과정이었다.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데엔 언제나 정과 반, 그리고 합이라는 리듬이 있으니까. 너무 개인적인 것, 너무 철학적인 것 사이에서 나는 지금 다시 한 번 중간의 감각을 찾고 있다.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살고 있는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지나간다. 아마 나도 지금을 지나고 나서야, 사진이라는 길 위에서 내가 어디쯤에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사진으로 돈을 많이 버는 작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순수사진으로 이름을 알린 작가도 아니다. 어릴 땐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다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모든 걸 다 해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지금은 그저 잘할 수 있는 일, 내 마음을 덜 아프게 하는 일, 그리고 그냥 운명처럼 안고 가야 할 일만 남겨두기로 했다. 그건 나에게 가르치는 일, 서핑, 그리고 사진이다. 언젠가 마음이 또 바뀔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정하고 나니 인생이 조금 단순해졌다. 사진을 계속 찍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사진은 내게 오래된 연인 같은 존재다. 쉽게 버릴 수가 없다. 꽉 붙잡으면 너무 큰 꿈을 주고, 그래서 나를 지치게 하고, 놓고 살면 마음이 텅 빈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난 케르테츠를 좋아한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스승 같은 존재이지만, 살아생전에는 평가절하되었고, 사후에야 빛을 받은, 우울함을 투영시킨 작가이다. 그의 작업도 물론 좋지만, 나는 ‘케르테츠’라는 사람과 이야기해 보고 싶다. 그 고독함과 좌절의 마음을 그는 어떻게 견뎠는지. 마음에 남는 작업은 잘 찍은 사진이 아니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얼마나 시간을 들였고, 사진 속 피사체와 함께했는가,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

When your passion burns too intensely, it’s easy to begin—but so hard to sustain.

That’s what photography was to me.

At 18, I didn’t think I’d build a life around photographs. I simply had to make something in my high school art class, and—lacking the patience for slow results—I chose photography because it gave me something right away.

Immediate results suited me well. I could act quickly, and that made me keep shooting.

That trivial beginning carried me all the way into my late 30s.

I’ve burned with passion, suffered from artistic delusion like many do, chased the illusion of success, and clung to the camera during life’s lowest moments. Photography became my only hope, a symbolic weapon, a way to confront those who once looked down on me. And here I am today.

Now, it feels like a hot potato—something I can't hold onto, but also can’t let go of.

I'm not a commercial photographer, so I can’t speak for that world. But as someone rooted in fine art, my journey took a turn when I started reading philosophers like Saussure and Barthes—despite never having been a bookworm. I don’t remember exactly how it began, but I was drawn to the idea of “social myths” and the structure of language. I read obsessively, fascinated by every page.

Eventually, I fell into the trap of intellectual vanity. I became intoxicated with how others saw my work as smart. My photography began to reflect too much of Saussure’s words and not enough of my own voice.

In hindsight, it was part of the process. To build anything meaningful, there must be tension—a dialectic of thesis, antithesis, and eventual synthesis.

I now find myself somewhere between the deeply personal and the overly philosophical. Between depression and rebirth. Always in search of that middle ground.

We rarely recognize when we’re living in our most important moments. Maybe I’ll only know where I truly stand in my photographic journey when I look back.

I’m not a photographer who makes a lot of money. I’m not famous either. When I was younger, I wanted everything. But as I age, I realize I don’t need to do everything. I just need to do what I’m good at—what helps me breathe a little easier.

For now, that’s teaching, surfing, and photography.

I may change my mind. But deciding that has made life simpler.

I don’t know if I’ll continue shooting forever. But like an old lover, photography is something I can’t throw away.

When I hold on tightly, it gives me dreams too big to carry. But when I ignore it, my heart feels hollow.

That’s why I love André Kertész. Though seen as a mentor to Cartier-Bresson,

he was underappreciated during his lifetime—only receiving recognition posthumously.

There’s something in his sadness that speaks to me. I’d love to ask how he endured his solitude and disappointment.

In the end, the photos that stay with me aren’t the best shots.

They’re the ones that carry a feeling—an investment of time, emotion, and the bond shared with the sub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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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May 31, 2025  

Love and Hate:A photo taken just to be taken leaves nothing behind.

I don’t want to take photos just for the sake of taking them.

At some point, the act of shooting for the sake of shooting started to feel hollow.

As if no one was really there.
As if nothing was really happening.

Before I lift the camera,
I want to see the person first.
Feel the emotion first.

Without that,
the shutter leaves nothing behind.

《찍기 위해 찍는 사진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사진을 찍기 위한 사진 찍기는 싫다. 언제부터인가, 찍으려고 찍는 순간이 진부하게 느껴졌다. 그 안에 아무도 없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여서. 나는 카메라를 들기 전에 사람이 먼저 보이고, 감정이 먼저 흐르는 사람이고 싶다. 그게 없으면, 셔터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또는 인스타용 짧은 버전: 셔터를 누르기 전에 사람이 보여야 한다. 찍기 위해 찍는 사진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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